부동산은 유난히 약어와 전문용어가 많습니다. "DSR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었다", "용적률 완화로 사업성이 좋아졌다" 같은 말이 매일 나오지만 뜻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용어를 모르면 남의 말에 휘둘리고 계산도 스스로 못 합니다. 어렵게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각 용어가 결국 무엇을 재는 지표인지만 붙잡으면 됩니다.
대출을 이해하는 3글자: LTV·DTI·DSR
은행이 얼마를 빌려줄지는 세 가지 규제가 동시에 결정합니다. 이 셋은 각각 담보(집값)와 소득이라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한도를 잽니다.
- LTV Loan To Value · 담보인정비율
- 집값(담보 가치) 대비 빌려줄 수 있는 최대 대출 비율입니다. 집이라는 담보가 얼마나 값어치가 있느냐를 봅니다.예시: 10억 아파트라면 LTV 40%로 최대 4억까지 대출됩니다.
- DTI Debt To Income · 총부채상환비율
- 연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에 그 밖의 대출 이자를 더한 금액의 비율입니다.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느냐를 보는 건 DSR과 같지만, 기타 대출은 '이자'만 계산에 넣는 점이 다릅니다.예시: 연소득 6,000만 원에 DTI 40%면 연 상환액을 2,400만 원 아래로 묶습니다.
- DSR Debt Service Ratio ·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 연소득 대비 모든 대출(주담대·신용대출·카드론·자동차 할부 등)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입니다. 이자만 보는 DTI와 달리 원금까지, 게다가 주택 외의 빚까지 전부 더합니다. 그만큼 실질적으로 가장 센 한도 규제입니다.예시: 연소득 6,000만 원에 DSR 40%면 연 2,400만 원, 월 약 200만 원이 모든 대출 원리금의 상한이 됩니다.
DSR을 계산할 때 실제 금리에 가산금리, 이른바 스트레스 금리를 얹는 제도입니다. 나중에 금리가 올라도 갚을 수 있는지를 더 보수적으로 따져 보겠다는 뜻입니다. 2024년 2월 1단계와 9월 2단계를 거쳐 2025년 7월 3단계가 전면 시행되면서, 은행권을 넘어 전 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주담대·신용·기타)에 적용됩니다. 3단계에서 스트레스 금리는 사실상 연 1.5% 수준으로 100% 반영됩니다(지방 주택담보대출은 2025년 말까지 0.75%로 완화). 같은 소득이라도 빌릴 수 있는 돈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셈입니다.
내 소득으로 감당 가능한가: PIR·갭투자
대출 한도를 알았다면, 다음 질문은 "이 집이 내 벌이에 비해 비싼가"입니다. 이걸 한 숫자로 보여 주는 지표가 PIR이고, 부족한 자본을 전세로 메우는 방식이 갭투자입니다.
- PIR Price to Income Ratio ·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
- 집값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한 푼도 안 쓰고 몇 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부담 지표'입니다. 숫자가 클수록 소득 대비 집값이 비싸다는 뜻입니다.예시: 10억 집을 연소득 6,000만 원으로 나누면 PIR은 약 16.7, 17년 치 소득에 해당합니다.
- 갭투자 Gap Investment
- 전세보증금을 낀 채 집을 사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갭)만 자기 돈으로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전세가가 높을수록 실투자금이 줄어 레버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전세가가 떨어지거나 세입자를 못 구하면 곧장 자금 압박으로 돌아옵니다.예시: 13억에 사면서 자본 5억, 대출 2억, 전세보증금 6억으로 짰다면, 세입자 보증금 6억이 사실상 무이자 레버리지 역할을 합니다.
갭투자의 전세보증금은 언젠가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입니다. 시세가 오를 때는 지렛대지만, 전세가가 하락하는 국면(역전세)에서는 차액을 마련해 돌려줘야 하므로 현금 흐름을 반드시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면적과 밀도: 전용·공급·건폐율·용적률
"84㎡가 34평이라던데 왜 실제로는 더 좁지?" 이 흔한 혼란은 면적의 '종류'를 구분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우선 단위부터 봅시다. 1평 ≈ 3.3㎡(정확히는 약 3.306㎡)이니, 거꾸로 ㎡를 3.3으로 나누면 대략의 평수가 나옵니다.
- 전용면적 Exclusive Area
- 현관문 안쪽, 우리 집만 오롯이 쓰는 실사용 공간(방·거실·주방·화장실)입니다. 청약과 세금의 기준이 되는 진짜 크기입니다.예시: 이른바 '국민평형' 전용 84㎡는 전용면적만 따지면 약 25평 정도입니다.
- 공급면적 Supply Area
- 전용면적에 계단·복도·엘리베이터 같은 주거공용면적을 더한 값입니다. 흔히 '몇 평형'이라 부를 때 씁니다.예시: 전용 84㎡ 아파트를 대체로 '34평형'이라 부르는 건 공급면적이 약 110㎡ 안팎이라서입니다.
- 계약면적·서비스면적 Contract / Service Area
- 계약면적은 공급면적에 지하주차장 같은 기타공용면적까지 더한 총면적입니다. 서비스면적은 발코니처럼 계약면적에 잡히지 않고 덤으로 주어지는 공간이라, 확장하면 실사용 면적이 늘어납니다.예시: 같은 전용 84㎡라도 발코니가 넓은 판상형이 체감상 더 넓습니다.
- 건폐율 Building Coverage Ratio
- 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즉 건물 1층이 땅을 덮는 바닥면적의 비율입니다. 낮을수록 동 간 거리가 넓고 쾌적합니다.예시: 대지 100평에 건폐율 50%면 1층 바닥은 최대 50평입니다.
- 용적률 Floor Area Ratio
- 대지면적 대비 지상층 연면적, 곧 모든 층 바닥면적을 합한 값의 비율입니다. 높을수록 더 높이, 더 많이 지을 수 있어 재건축 사업성을 좌우합니다.예시: 대지 100평에 용적률 200%면 지상 연면적은 200평, 가령 50평씩 4층입니다.
| 면적 종류 | 포함 범위 | 주로 쓰이는 곳 |
|---|---|---|
| 전용면적 | 우리 집 내부만 | 청약·세금·등기 기준 |
| 공급면적 | 전용 + 주거공용(복도·계단 등) | '○○평형' 호칭 |
| 계약면적 | 공급 + 기타공용(주차장 등) | 분양 계약서 |
| 서비스면적 | 발코니 등(계약면적 제외) | 확장 시 실사용 확대 |
세금이 수익을 갉아먹는다: 취득·보유·양도세
부동산은 사는 순간, 갖고 있는 동안, 파는 순간마다 세금이 붙습니다. 이 거래·보유 비용을 빼먹고 수익을 셈하면 착시에 빠지기 쉽습니다.
- 취득세 Acquisition Tax
- 집을 '살 때' 한 번 내는 세금입니다. 1주택자는 대체로 6억 이하 1%, 6억~9억 1~3% 누진, 9억 초과 3%이고 여기에 지방교육세 등이 더 붙습니다. 다주택·법인 취득이나 조정대상지역이라면 중과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예시: 10억에 사서 10억 초반에 팔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취득세와 중개보수만 해도 수천만 원이라, 시세가 그만큼 오르지 않으면 본전도 못 건집니다.
- 종합부동산세(종부세) Comprehensive Real Estate Tax
- 재산세와 별개로,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일정액을 넘으면 매년 내는 보유세입니다. 1세대 1주택자는 공시가격 12억 원, 그 밖에는 인별 9억 원까지 공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현재 60%)을 곱해 매깁니다.예시: 1주택자라면 공시가격이 12억을 넘지 않는 한 종부세 대상이 아닙니다.
- 양도소득세(양도세) Capital Gains Tax
- 집을 '팔 때' 생긴 차익(양도차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여기서 관건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입니다. 2년 이상 보유가 기본인데, 취득 당시 조정대상지역이었다면 2년 이상 실거주까지 채워야 합니다. 다만 실거래가 12억을 넘는 고가주택은 그 초과분에 세금이 붙습니다.예시: 조정대상지역 아파트를 2년 보유했더라도 전세만 주고 실거주하지 않았다면 비과세를 못 받을 수 있습니다.
단기 매매는 세금 앞에서 대부분 불리합니다. 취득세는 살 때 이미 나가고 양도세 비과세는 보통 2년 이상 보유·거주를 요구하므로, 실거주 겸 장기 보유가 세금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땅의 등급: 용도지역과 공시가격
같은 동네라도 땅마다 '허용된 쓰임'과 '지을 수 있는 밀도'가 다릅니다. 이걸 정한 게 용도지역이고, 세금의 기준이 되는 정부 공식 가격이 공시가격입니다.
- 용도지역 Zoning · 지적편집도에서 확인
- 땅을 어떤 용도로, 얼마나 촘촘히 쓸 수 있는지 국가가 지정한 등급입니다. 포털 지도의 '지적편집도'에서 색으로 구분됩니다. 주거지역은 밀도에 따라 나뉩니다. 대체로 제1종 일반주거는 저층 위주로 용적률 상한이 약 200%, 제2종은 중층으로 약 250%, 제3종은 중고층으로 약 300%까지 허용됩니다(구체 수치는 지자체 조례로 정합니다). 상업지역은 용적률이 훨씬 높아 고밀 개발이 가능합니다.예시: 같은 대지라도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 제1종보다 더 높이 지을 수 있어 재건축 사업성이 좋습니다.
- 그린벨트 개발제한구역
-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해 개발을 강하게 제한한 구역입니다. 원칙적으로 건축·형질변경이 막혀 있어, 해제 여부가 개발 재료로 크게 작용합니다.예시: 그린벨트 해제 발표가 나면 인근 토지 가치가 출렁이는 이유입니다.
- 베드타운 Bed Town
- 일자리나 상권보다 주거 기능이 압도적인 동네를 가리킵니다. 낮에는 텅 비었다가 저녁이면 사람이 돌아오는 구조라, 출퇴근 교통과 광역 접근성이 가치를 좌우합니다.예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만 있고 자족 일자리가 적은 신도시가 전형적입니다.
- 공시가격 realtyprice.kr ·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 정부가 매년 산정해 공시하는 부동산의 공식 가격으로, 재산세·종부세 등 각종 세금과 부담금의 기준이 됩니다. 대체로 실제 시세보다 낮게 책정됩니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이라 부르는데, 2025년 기준 공동주택은 약 69% 수준에서 여러 해째 사실상 동결되어 있습니다. 2030년까지 90%로 끌어올리려던 현실화 로드맵은 세 부담 급증 우려에 부딪혀 사실상 중단·재검토 상태입니다.예시: 시세 10억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약 7억 안팎이라면, 보유세 부담도 그만큼 시세보다 낮게 매겨집니다.
대출 규제, 세율, 공제 기준,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정책에 따라 자주 조정됩니다. 이 글의 숫자는 2024~2025년 기준의 '감'을 잡기 위한 것이며, 실제 계약·세무 판단은 반드시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국세청 등 공식 자료와 전문가 확인을 거쳐야 합니다.
- 대출 3형제 — LTV는 집값 기준, DTI·DSR은 소득 기준입니다. 특히 모든 빚의 원리금을 보는 DSR이 가장 세고, 2025년 스트레스 DSR 3단계로 한도가 더 줄었습니다.
- 부담·레버리지 — PIR(집값÷연소득)은 소득 대비 부담을, 갭투자는 전세를 레버리지 삼는 방식을 뜻합니다. 전세보증금은 언젠가 돌려줄 빚임을 잊지 맙시다.
- 면적·밀도 — 전용<공급<계약 순으로 넓어집니다. 1평은 약 3.3㎡. 건폐율은 땅을 덮는 비율, 용적률은 층을 쌓는 밀도로 재건축 사업성을 좌우합니다.
- 세금 — 취득(살 때)·종부세(가질 때)·양도세(팔 때)가 각각 붙습니다. 거래비용 탓에 단기 매매는 불리하고, 1주택 비과세는 2년 보유가 기본이며 조정지역이면 2년 거주까지 필요합니다.
- 땅과 가격 — 용도지역(1~3종 일반주거·상업·그린벨트)이 지을 수 있는 밀도를 정하고, 공시가격은 시세보다 낮은(현실화율 약 69%) 세금 기준가격입니다.